본 연구는 인도양과 서태평양의 심해열수공에 서식하는 무척추동물 2종(복족류(snail)와 이매패류(mussel))의 조직별(아가미, 위/장, 근육) 미세플라스틱의 함량을 조사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 오염 논의가 연안·표층 해양을 넘어 심해 생태계와 생물축적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나왔습니다. 특히 열수분출공은 광합성이 아닌 화학합성에 기반한 고유 생태계지만, 이 연구는 남서태평양과 인도양의 열수분출공 소라류와 홍합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거의 보편적으로 검출됨을 보여줍니다.
이 연구 논문이 갖는 의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열수공 생태계에 대한 연구는 매우 희귀하기 때문에 자료로서 가치가 큽니다. 심해 환경이나 퇴적물에 대한 연구 논문은 최근에 많이 발표되고 있으나, 열수공 생태계에 초점을 맞춘 논문은 이 논문 외에도 2편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둘째, 심해 열수분출공도 표층 인간 활동과 단절된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대양 간 비교로 제시했습니다. 인도양 개체는 태평양 개체보다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고 고분자 조성도 다양했습니다. 저자들은 이를 플라스틱의 해양 배출이 큰 남아시아·동아프리카 기원 플라스틱 유입 및 해양 수송과 연결해 해석했습니다. 셋째, 생물학적 차이도 제시했습니다. 소라류는 해저면 먹이를 긁어먹는 섭식 특성 때문에 장·소화샘 등 내부 장기에 미세플라스틱이 집중된 반면, 홍합류는 여과섭식과 조직 간 이동 가능성 때문에 보다 고르게 분포했다고 논의하고 있습니다. 기존 열수공 관련 연구가 특정 열수공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을 조사한 것이라면, 본 연구는 지리적으로 다른 대양(태평양과 인도양)에 있는 열수공에 서식하는 동일한 기능군의 소라류와 홍합류를 비교했다는 것과, 개체의 전체 조직이 아닌 여러 조직 부위별로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이 독특합니다.
다만 한계도 일부 존재합니다. 2개 지역의 2개 종에 대해 종별로 3개체씩 분석했으므로, 표본 수가 총 12개체로 매우 적습니다. 통계적 일반화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분석 자료를 개체당 미세플라스틱 수로 환산하면 각 개체당 적게는 1.3개에서 많게는 5.7개 정도가 됩니다. 각 개체는 다시 3개 조직(아가미, 위/장, 근육)으로 나눠서 분석했으므로 각 분석 시료(즉, 각 분석된 조직) 당 0.4~1.9개(평균 1.1개)가 검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11개 공 시료 분석에서 시료 당 0~1개가 검출된 것과 비교하면, 실제 분석 시료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오염 수준이 공 시료와 아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심해 열수공 생물들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가 아직은 그만큼 높지 않아서, 시료 처리 및 분석 과정에서의 오염에 민감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 25% NaCl 용액(밀도=대략 1.18 g/cm3)을 이용해서 밀도 분리를 수행했기 때문에 PET, PVC 등 고밀도 고분자의 회수율도 제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경 시료, 즉 해당 지점의 해수·퇴적물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함께 측정되지 않은 점도 지역 차이를 해석할 때 약점입니다. 그럼에도 blank control, background control, FTIR 기반 고분자 확인, COI barcoding을 통한 종 동정 등 기본적인 QA/QC는 비교적 충실하게 수행되었습니다. 다만, ‘시료 처리 및 분석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여부를 파악’하는 목적의 공 시료 분석과 별개로, 분석자의 분석 방법의 정확성과 정밀성을 평가하는 분석법 검증 자료(spiking test or validation test)를 제시했더라면 자료의 신뢰성에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한국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한국 연구진이 심해 미세플라스틱과 열수분출공 생태계 연구에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자료를 생산했다는 점입니다. 둘째, 향후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 해양환경영향평가, 국제 플라스틱 협약 논의에서 심해 생태계도 사전 기준자료와 장기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근거가 됩니다. 정책적으로는 연안 배출량 관리뿐 아니라, 플라스틱의 장거리 이동, 심해 축적, 생물 축적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