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바고 해제 발송) 고연령 연구자는 '파괴적 혁신'에 약하다? 전문가 의견 26-051 연구자 나이와, 과학 연구에서의 '혁신' (사이언스)
2026.5.8. **엠바고 8일(금) 03시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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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
- 경험만이 획기적인 혁신을 이끌어낸다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가 '사이언스'에 발표됐습니다.
- 중국 난징사범대와 미국 산타페연구소, 피츠버그대 등 연구팀은 1960년부터 2020년까지 논문을 발표한 1,250만 명 이상의 과학자 데이터 세트를 분석했습니다.
- 연구팀은 논문이 얼마나 오래된 자료를 인용하는지('노스탤지어' 효과), 인용 자료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어떤지, 새로운 주제에 대한 수용성은 어떤지 등을 살폈습니다.
- 그 결과, 두 가지 상반된 경향을 확인했습니다.
- 학문적 연령(최초 논문 발표 이후 경과 연수)이 높아질수록 과학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능력, 즉 이전에는 관련이 없었던 아이디어들을 연결하는 능력이 향상됐습니다.
- 하지만 동시에, 기존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새로운 것으로 뒤집는 파괴적 혁신 능력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 연구팀은 경험이 지식을 심화시키고 아이디어의 창의적인 재조합을 촉진하지만, 기존 틀에 대한 지적 집착을 강화해, 젊은 과학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급진적인 변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 또, 과거 연구자의 퇴직 강제 정책의 변화가 오래된 문헌에 대한 의존을 어떻게 심화했는지 살핀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효과가 자연실험을 통해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연구 시스템을 설계할 때 경험만을 중시하지 말고, 지속성과 혁신 모두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젊은 연구자들의 리더십을 장려하고 혁신적인 기여를 가치 있게 여기고, 동시에 경험의 이점을 활용하는 것이 전통과 혁신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전문가 의견 요청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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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해설 (결과에서 흥미롭거나 주목할 부분, 다른 논문이나 기존 논문과와의 차별성, 결과 해석 상 주의할 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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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문의 의의 또는 한계, 향후 전망과 연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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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부분(국내 학계의 관련 연구, 한국 내 관련 연구, 국내 연구 정책 설계 시 고려할 부분 등)
- 국내 전문가 여섯 명의 의견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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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여러분은 아래 주의사항을 참고해 활용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엠바고는 5월 8일 03시(KST) 해제됐습니다. 자유롭게 활용 가능합니다.
- 되도록 원문을 그대로 활용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SMCK를 꼭 인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인용 출처가 필요한 경우, 아래 형식을 따를 수 있습니다.
- "ㅇㅇㅇ(전문가)는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에 ㅁㅁㅁ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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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2026.5.7.
시니어 과학자들의 경우 주니어보다 상대적으로 더 오래된 논문들을 인용하는 경향이 나온 것은 흥미로우면서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루에도 수천 편씩 쏟아져 나오는 논문들을 다 읽을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주니어 과학자는 상대적으로 시니어 과학자가 그 오랜 기간 읽어 온 논문들을 다 읽을 시간이 없었으므로 최근 논문들을 더 많이 인용하고, 시니어 과학자는 오랜 기간 읽어 온 논문들이 많으므로 오래되었지만 중요한 논문들을 인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많은 논문을 분석하여 젊은 연구자들이 파괴적 혁신에 더 강하고, 경험이 많은 시니어 연구자의 기존 지식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결론을 낸 것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따라서 career stage에 맞는 과학기술인의 전주기 funding system이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반영하여 설계, 운용되면 좋겠다. KAIST에서 운영중인 초세대 협업연구실이 바로 이런 장점들을 살리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시니어 교수와 그 학문 분야를 이어갈 주니어 교수를 초세대 협업연구실로 선정하여 각자의 연구실을 운영하여, (이 논문의 결론을 빌리자면) 주니어는 주니어의 파괴적 혁신 연구를, 시니어는 시니어의 지식 융합 및 신지식 창출을 살린다. 그러면서 시니어의 많은 경험과 지식 융합 및 신지식 창출 능력을 빠르게 주니어에게 전수하고, 시니어는 주니어와의 협업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도 시도하는 아주 좋은 제도이다.
*COI: 필자의 연구실은 2018년, KAIST 1차 초세대 협업연구실로 선정된 바 있다.
leesy@kaist.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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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
*2026.5.7.
본 논문에서 과학 경력의 진행에 따라 고도로 파괴적(disruptive)인 연구 성과가 창출될 가능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고하고 있으나, 이러한 현상이 반드시 고경력 연구자의 패러다임 전환적 통찰 능력의 저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는 인지적·행동적 전략의 변화로 해석될 수 있다. 생물학적 및 지적 발달의 관점에서 볼 때, 빠른 탐색과 새로운 아이디어 생성에 관여하는 유동지능(fluid intelligence)은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정점을 이루는 반면, 축적된 전문 지식, 개념적 깊이, 통합적 사고를 반영하는 결정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은 경험의 축적과 함께 지속적으로 향상된다.
특히 생명과학과 같이 데이터 기반의 학문 분야에서 진정한 의미의 파괴적 혁신은 단순한 가설의 참신성에 그치지 않고, 정교한 기전적 검증, 다중 스케일에서의 통합적 해석, 그리고 기존의 학문적 도그마를 설득력 있는 증거로 전복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이러한 역량은 본질적으로 특정 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몰입과 축적된 경험에 의존한다. 따라서 초기 경력 연구자들이 비정형적이고 탐색적인 연구 방향을 시도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고경력 연구자들은 패러다임 수준의 변화를 실제로 구현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결과적으로, 연령 증가에 따른 파괴적 연구 성과의 감소는 지적 능력의 저하라기보다는 위험 회피 성향의 증가, 인지적 경직성의 심화, 그리고 연구 외적 역할(행정, 리더십 등)의 확대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변혁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잠재력 자체는 유지되지만, 그 발현이 보다 선택적으로 이루어지는 양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 현재 한국 과학계가 처한 환경을 교육 시스템부터 바꾸어 가지 않으면 파괴(disruption)을 통한 혁신의 결과(예를 들어 노벨상)를 담보할 수 없다.
- 정답을 찾는 교육을 벗어나 질문을 설계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실패하기 위해 교육 받는다.
- 연구의 평가는 양이 아니라 얼마나 기존의 문제를 해결했나를 가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시스템이 필요하다.
- 젊은 연구자들의 탐색과 시니어 연구자들의 검증이 자연스럽게 결합되어야 한다. 이 둘은 제한된 인프라, 연구비를 두고 전쟁하는 적이 아니다.
- 국가는 연구의 위험을 관리하고, 성과로 탄생시키는 인프라, 규제, 협업 시스템의 지원군이 되어야 한다.
crjung@kribb.r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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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영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디지털융합비즈니스대학원・사이버감성연구소 교수, 영국 옥스포드인터넷연구소 전 방문연구원
*2026.5.7.
이번 논문은 과학자의 나이와 경력 단계가 연구의 혁신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다. 연구진은 1960년부터 2020년까지 발표된 학술논문 4,347만여 편과 약 10억 9000만 건의 참고문헌을 분석했다. 저자명, 소속, 국가, 참고문헌 등을 대규모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방법론적 노력이 큰 연구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는 2021년 Microsoft Academic Graph, 현재의 OpenAlex 계열 데이터에 포함된 1960년부터 2020년까지의 학술논문 4,347만여 편을 분석했다. 전체 참고문헌 수는 약 10억 9천만 건에 달하며, 논문 한 편당 평균 25.3개의 참고문헌을 포함한다. 연구진은 이 방대한 자료에서 저자명, 소속기관, 국가, 참고문헌 등 다양한 서지 정보를 식별하고 연결했다. 특히 동명이인과 이름 표기 차이를 정리해 개별 연구자를 구분하는 작업은 매우 까다로운데, 이처럼 대규모 데이터에서 저자 식별과 인용 관계를 정교하게 구성했다는 점은 이 연구의 중요한 방법론적 강점이다.
이 논문은 같은 연구진의 선행 연구인 “Large teams develop and small teams disrupt science and technology”의 후속 연구로 볼 수 있다. 이전 연구가 팀 규모와 과학 혁신의 관계를 보았다면, 이번 연구는 분석의 초점을 개인 연구자의 경력 단계로 옮긴다. 즉, 연구자의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지식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묻는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19-0941-9
흥미로운 결과는 시니어 연구자일수록 더 오래된 문헌에 주목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논문 전체적으로는 평균 참고문헌 나이가 약 9.8년으로, 과학 연구가 여전히 비교적 최근 연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확인한다. 그러나 연구자 개인의 경력 나이가 증가할수록 자신이 익숙한 세대의 문헌과 이론에 더 기대는 경향이 나타난다. 저자들은 이를 노스탤지어 효과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노스탤지어는 단순한 감상이 아니다. 과학자의 지적 판단이 순수하게 아이디어의 내용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성장한 학문적 환경, 익숙한 이론, 오래된 문제틀, 그리고 경력 단계의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논문에서 언급했듯이, 아인슈타인이 젊은 시절에는 혁명적 과학자였지만, 훗날 양자역학의 확률적 세계관에는 강하게 저항했던 사례는 이 논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젊은 혁신가가 시간이 지나면 기존 질서의 문지기, 즉 gatekeeper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비판적 인용의 방향이다. 과학자들의 경력이 길어질수록 다른 연구를 비판적으로 인용하는 비율은 증가하는 반면, 그들 자신이 비판적 인용을 받는 비율은 낮아진다. 더 나아가 시니어 과학자들은 새로운 연구를 비판할 때,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종자(seed)적 문헌을 동원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오래된 권위 있는 문헌을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그 문헌을 기준점으로 삼아 새로운 연구를 비판하는 방식이다.
시니어 연구자는 단순히 오래된 문헌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학문적 기준을 정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교신저자, 연구책임자, 편집위원(장), 심사자 같은 역할을 맡으면서 새로운 연구를 평가하고 걸러내는 gatekeeper가 된다. 논문은 시니어 연구자들이 새로운 연구를 비판할 때 권위 있는 기존 문헌을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물론 이를 곧바로 “나이 든 과학자는 혁신을 막는다”라고 읽어서는 안 된다. 시니어 연구자는 축적된 지식과 넓은 판단력을 갖고 있고, 학문 공동체의 품질 관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이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그 역할이 때때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기보다 기존 질서를 방어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이 논문의 결과는 시니어 과학자들이 단순히 “질 낮은 연구”를 걸러내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진 논문이나 초기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나중에 크게 인정받은 “Sleeping Beauty” 논문에 대해서도 시니어 학자들이 비판적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 그것이 나중에 중요한 발견으로 인정받을 가능성과 무관하게 기존 세대의 저항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논문이 또 하나 주목한 것은 미국의 1994년 강제 정년퇴직 철폐 정책이다. 연구진은 이 제도 변화가 시니어 과학자들의 학문 활동 기간을 늘렸고, 그 결과 미국 학계에서 오래된 문헌에 대한 의존과 기존 지식에 대한 애착이 강화되었는지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차분의 차분법, 즉 Difference-in-Differences 접근을 사용했다. 이 방식은 특정 정책 변화 전후의 차이를 비교해 제도적 충격의 효과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국가 간 비교도 주목할만 하다. 미국, 일본, 이탈리아, 영국, 독일 등 일부 선진 학문 시스템에서는 유사한 패턴이 관찰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 같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중국은 오히려 상당히 다른 방향의 패턴을 보인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단순히 과학자의 나이 차이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각국의 과학 인력 구조, 연구 시스템의 발전 단계, 추격형 과학체제인지 선도형 과학체제인지의 차이가 함께 작용한다고 본다. 중국과 인도처럼 젊은 연구 인력이 많은 국가에서는 파괴적 논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OECD 국가들을 비교한 연구 방법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기본 분석 단위는 개별 과학자인데, 결과 해석에서는 국가 간 비교가 함께 제시된다. 이때는 조심해야 한다. 국가별 차이는 연구자의 나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연구비 제도, 대학 구조, 분야 구성, 국제 공동연구 비율, 데이터베이스 포착률 등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개인 수준의 패턴을 국가 전체의 특성으로 확대하면 생태학적 오류의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 대한 함의도 단순하지 않다. 정년 연장이나 재고용은 단순한 고령 인력 활용 문제가 아니라 학문 혁신 구조와 연결된다. 시니어 연구자의 경험과 국제 네트워크는 필요하다. 그러나 평가 권한이 특정 세대에 과도하게 집중되면 젊은 연구자의 새로운 문제의식이 약해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 대학 교수의 정년 연장이나 재고용 정책은 단순히 고령 인력 활용의 문제가 아니라 학문 혁신 구조의 문제로 봐야 한다. 시니어 연구자가 늘어나면 안정적 지식 축적과 학문적 품질 관리는 강화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기존 연구 경향을 반복하고 새로운 문제틀을 수용하는 속도가 늦어질 위험도 있다. 따라서 정년 이후 연구자 활용 정책은 단순 고용 연장이 아니라, 젊은 연구자와 시니어 연구자의 역할 분담, 연구 주제의 개방성, 평가 권한의 세대 간 균형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시니어 학자의 증가는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노벨상과 같은 세계적 학문 인정은 개인의 연구 성과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세계 학문 네트워크, 학문 선진국의 평가 구조, 국제 학술지와 학회에서의 가시성, 연구 주제의 정당성 인정 과정과도 연결된다. 이 점에서 한국의 시니어 학자들이 국제적 gatekeeper 그룹에 더 많이 진입하는 것은 한국 학문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젊은 연구자들의 도전적 연구를 막는 구조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세대 간 대립이 아니라 역할의 재설계다. 시니어 연구자는 새로운 질문을 막는 사람이 아니라 더 큰 학문장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젊은 연구자는 기존 질서에 적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논문이 주는 가장 큰 시사점이라면, 과학 혁신은 좋은 아이디어만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받아들이는 학문 공동체의 구조가 함께 중요하다. 한국 학계도 이제 연구자의 소속기관, 출신학교, 연구경력, 생물학적 나이 자체보다, 누가 어떤 권한을 갖고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연구를 평가하는지 더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COI: Scientometrics, Journal of the Knowledge Economy, Triple Helix Journal 편집위원
han.woo.park.korea@y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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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2026.5.7.
Cui 등(2026)의 논문은 1,25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연령이 높아질수록 과학계의 "파괴적 혁신"이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논문은 받고 있는 주목(사이언스 게재)에 비해 실질적 통찰이 매우 부족하다.
첫째, 생존자 편향 오류 소지가 크다. 후기 경력에서 관찰되는 보수성은 개인이 변화・노화한
결과가 아니라, 진실로 파괴적 혁신 성향의 과학자가 일찍 학계를 떠나고, 보수적 과학자만 살아남은 결과일 수 있다. 두 해석은 전혀 다른 정책 기조를 결정할 수 있지만, 저자들은 전자를 가정한다.
둘째, 특히 생물학에서 청년 첫 저자 논문의 과학적 기여는 상당수가 교수(PI)의 축적된 통찰에서 비롯된다. 오히려, 청년들은 훨씬 더 몸을 사리는데 교수급이 더 용감하게 이끌고, 청년들이 실무를 하는 식이 보통이다. 논문 인용 기반 지표는 이 출처를 구분하지 못하고, 연구자의 연령이 원인이라고 한다.
셋째, 파괴성(disruption) 정의 자체가 인용 패턴에 의존한 매우 주관적인 것이다. 과학 분야별로도, 인용 문화와 측정 방식에 따라 크게 다르다.
결국 이 논문은 정년제, 청년 우대, 국가 경쟁력 등 정치적 논쟁거리를 제공할 뿐, 과학적 노화의 진실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보기 어렵다.
jongbhak@genomics.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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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탐사본부 책임연구원
*2026.5.7.
저는 이 논문의 결론과 결이 다른 예를 찾아봤습니다. 전통적으로 물리학 분야는 20, 30대의 젊은 천재들이 발견을 주도해 왔습니다. 그러나 거대 연구시설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최근에는 50, 60대 이후에 성과를 거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혁신적 성과를 낸 연구자들에게 수여하는 노벨상이, 중년 이후 결실을 맺은 연구 성과에 돌아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에서는 장기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그러한 현상이 더 두드러집니다. 천문학자들은 전 지구적 네트워크나 우주망원경을 활용하는 예가 많은데, 이를 건설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해외 연구자와 연구기관, 정부와의 정치적 조율과 대규모 예산 확보, 연구팀 관리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능력은 50~60대에 그 정점에 도달합니다. 과거에는 천재적 직관에 승부를 건 채 홀로 '단거리 경주'를 뛰었다면, 이제는 수십 년의 지식과 경험을 동력으로 팀을 이뤄 달리는 ‘단체 마라톤’의 결속이 빛을 발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 레이먼드 데이비스(Raymond Davis Jr.) - 입자 천체물리학(노벨물리학상, 2002년)
- 우리 태양에서 날아온 중성미자를 처음 검출해 천체물리학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주요 업적을 일군 시기는 40대 후반부터 80대까지로, 수십 년의 데이터 축적과 검증 기간을 거쳤습니다. 1960년대 초중반(40대 말-50대 초)부터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의 홈스테이크 금광 지하 1,478m 지점에 615톤급 염소 탱크를 설치, 태양 중성미자를 포획하는 실험에 착수했습니다. 이 실험은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수십 년간 매일 반복되는 과정이었습니다. 데이비스는 50대부터 70대까지 이 실험에 헌신해 88세가 되던 2002년 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 리카르도 쟈코니(Riccardo Giacconi) - 천체물리학(노벨물리학상, 2002년)
- 'X선 천문학의 아버지'로 블랙홀과 중성자별 연구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주요 업적을 일군 시기는 40대 후반부터 50대 후반. 그가 참여한 연구팀은 그가 30대 초반이었을 때 X선 방출 천체를 처음 발견했지만, X선 천문학을 정밀과학으로 완성한 것은 40대 후반에 그가 주도한 NASA의 '아인슈타인 X선 우주망원경(High Energy Astronomy Observatory 2, HEAO-2)' 프로젝트였습니다. 1978년(47세)에 발사한 HEAO-2를 통해 X선 우주망원경의 기술 기반을 완성했으며, 고에너지 천체 데이터로 연구를 집대성한 시기는 50대였습니다.
한편,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으로 불리우는 브레이크스루상(Breakthrough Prize)에서도 비슷한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브레이크스루상은 과학 분야에서 인류 지식의 지평을 넓힌 혁신적인 연구자들에게 수여합니다. 노벨상과 마찬가지로, 천문학과 우주론 분야는 거대 관측 장비를 건설해 수십 년 동안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기 때문에 50, 60대 이후 결정적인 연구 성과를 거둔 거장들이 많습니다.
- 에드워드 위튼(Edward Witten) - 수리물리학 및 우주론(브레이크스루상 기초물리학상, 2012년)
- ‘현대물리학의 아인슈타인'이라 불리는 그는 끈 이론(String Theory)을 통합한 연구자입니다. 주요 업적을 일군 시기는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 1995년에 열린 학회에서 서로 분리됐던 5개의 끈 이론을 하나로 통합하는 'M-이론'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2000년대 초반(50대)까지 그는 이를 정교하게 다듬어 양자 중력의 통합을 시도하는, 가장 유력한 이론적인 틀 가운데 하나를 제시했습니다. 그의 업적은 21세기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EHT) 팀 - 블랙홀 천체물리학 및 전파천문학 (브레이크스루상 기초물리학상, 2020년)
- 전 세계 수십 개 연구기관과 수백 명의 과학자가 대거 참여한 거대 프로젝트팀입니다. 이들은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구현해 최초로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EHT는 특정 개인의 성과를 넘어선 거대과학(Big Science)의 전형을 보인 훌륭한 예입니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이사회(Board)와 과학 협력단 리더십 팀을 포함해 약 15~20명 내외의 리더급 과학자들이 주도했습니다. 대표 인물로 미국 하버드천체물리연구소의 셰퍼드 돌먼(Sheperd Doeleman) 교수와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의 하이노 팔케(Heino Falcke) 교수를 꼽습니다. EHT의 성공은 수십 년에 걸쳐 이룬 전파천문학 기술의 축적과 국제협력이 결합한 결과로, 당시에 두 핵심 과학자의 나이는 50대 초반이었습니다.
이처럼, ‘발견'이라는 씨앗을 심는 시기와 거대 연구시설을 통해 그러한 발견이 '입증'돼 권위 있는 상으로 이어지는 시점에는 시차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정부출연연구원 연구자들의 정년은 62세입니다. ‘우수연구원’에 선정돼 65세까지 연구 활동이 보장되더라도 임금피크제로 마지막 해 급여가 반토막 나는 현실은 장기 연구를 중시해야 할 과학 정책과 충돌하는 지점입니다.
주요 국가에서는 국립연구소의 시니어 연구자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이들 역시 원칙적으로는 정년 체계를 따릅니다. 그러나 장기 리더십과 경험 축적이 중요한 과학 연구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하고 유연한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립연구소들은 공식 정년을 65~67세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석학들에게는 명예교수(emeritus professor)나 특별연구원(distinguished scientist, senior fellow)의 지위를 부여합니다. 기관에 따라 연구실 유지, 프로젝트 참여, 학생 지도, 연구비 신청 등을 일정 기간 허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 일본 역시 일반 정년은 65세이지만, 특별초빙교수(特別招聘教授), 프로젝트 연구원(プロジェクト研究員)과 명예교수(名誉教授), 특임교수(特任教授) 같은 제도를 통해 우수 연구자가 70대 이후에도 연구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중국은 일반 연구원의 공식 정년이 60세로 비교적 빠른 편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적으로 권위가 있는 ‘원사(院士, Academician)’급 과학자나 핵심 전략 프로젝트 책임자에게는 정년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해 프로젝트 종료 시점까지 연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미국은 다른 나라처럼 별도의 예외 규정을 두지 않습니다. 법적 연령차별금지법(ADEA, Age Discrimination in Employment Act)을 통해, 연구자의 의지와 연구 역량이 유지되는 한 나이를 이유로 연구 활동을 제한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영합니다. 실제로 주요 국가 가운데 상대적으로 연령 제한이 느슨한 연구 환경을 갖춘 국가로 평가받습니다.
fullmoon@kasi.r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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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
*2026.5.7.
이 연구는 연구는 연령과 창의성의 관계를 '쇠퇴냐 방향 전환이냐'의 관점으로 해석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기존 지식을 통합·재조합하는 능력은 커지지만, 기존 패러다임을 뒤집는 파괴적 혁신은 약화된다'고 결론 짓고 있습니다. 물론 이 명제는 과학의 영역에만 국한되는 현상은 아닙니다. 이러한 효과는 개인을 넘어 팀 구조, 리뷰, 인용 관행으로 확산됩니다. 또한, 과학의 열린 시각을 구축하는 현실적 해법으로 젊은 교신저자 확대, 수평적 협업, 초기 연구자 주도 고위험 과제 지원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ykseo@kribb.r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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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SMCK) 소개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는 근거 기반의 과학 정보를 언론에 제공하는, 과학계와 미디어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는 독립 비영리 조직입니다. 잘못된 정보와 가짜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제대로 된 전문가의 해설과 의견을 빠르고 다양하게 기자들에게 제시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아카이빙하는 역할을 합니다.
2025년 7월 이사회를 구성하고(이사장 노정혜 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센터장(이근영 전 한겨레 과학전문기자)을 선임했으며, 같은해 9월 개소식을 열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참고 기사:
SMCK 역할
SMCK는 세 분야 전문가인 과학자, 기관 커뮤니케이터(홍보팀), 기자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설립됐습니다. 각각 아래와 같습니다.
- 과학자, 연구자에게는 의견과 해설이 온전한 맥락과 함께 제공되는 안전한 발언 공간이 돼줍니다. 선의를 위해 한 논평이 기사화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부정확하게 변질될 우려를 줄이는 완충 작용을 합니다.
- 기관 홍보 담당자에게는 기관의 성과를 기자들에게 보다 객관적이고 정교하게 알리고, SMC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영향력을 높일 기회를 제공합니다.
- 기자에게는 사안을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될 치우침 없는 종합적인 정보를 빠르고 풍성하게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기사에서 과학과 기술을 보다 자유롭고 편리하게 활용하도록 돕습니다.
SMCK는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근거에 기반해 사안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이것이 정책에까지 반영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해외 협력
사이언스미디어센터(SMC)는 2002년 영국에서 최초로 설립됐고 현재 호주와 뉴질랜드, 독일, 스페인, 대만, 아일랜드 등으로 확장됐습니다. 한국은 2025년 12월, 7번째 센터로 합류했습니다. 글로벌 네트워크에 포함된 8개 조직은 엄격한 독립성과 신뢰성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협력을 통해 주요한 국제 과학 이슈에 공동 대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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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문의: 윤신영 미디어국장 yoonsy@smck.or.kr
비상 연락(당직 전화): 010-4440-5450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SM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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